여자도 의무복역을 해야 하느냐는 토론이 가끔 눈에 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있었던 논쟁이고 (연방 대법원 사건까지 갔었다가 결국 차별 아니라는 결정), 그 외에도 스웨덴 등 몇몇 국가에서 논의가 있다.
내 생각에는 의무복역이 있는 국가라면 여자들이 의무복역을 하지 않는 건 권리가 아니라 특혜다. 즉, 남자들만 의무복역하는 건 근본적으로 남자에 대한 성차별이라고 생각한다. 자원병 제도를 둔 국가에서 여자를 받아주지 않는 것만큼이나 확실한 차별이다. 논리적 차원에서는 꽤 간단한 문제 아닌가?
물론 실질적으로는 훨씬 복잡한 문제긴 하다. 특히 걱정되는 건 성희롱과 성폭행 문제. 모든 군인이나 모든 남자가 치한에 강간범인 건 당연히 아니지만, 군대 문화가 어떤지 생각해 보면 여성이 대규모로 복무하기 시작하면 분명 문제는 생긴다. 통계상 남성의 90%가 이성애자라는 점을 감안하면 지금보다 훨씬 심각해지겠지, 정확히는. 이런 게 터져나오면 딸 둔 부모는 분개할 테고, 가뜩이나 저항이 많은 정책인데 사회적으로 상당한 문제가 될 거다. 그렇지 않고 쉬쉬하고 지나간다면 곪아들어가는 건 더욱 심각할 테고.
그게 제일 우려되는 점이지만 해결할 방법은 물론 있다. 분리 복무라든지, 철저한 교육과 신고, 상담 체계 등등. 제대로 한다면 오히려 군대 문화를 개선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쪽은 또 군 지도부의 저항에 부딪힐 거라고 생각하지만. 이렇게 골치아픈 문제이니 여성 의무복역이 실현되지 않은 거겠지.
군 문화 개선 외에도 여성 의무복역은 효용이 크다고 본다. 일단 복역자 수 자체가 크게 느니까 개별 복역 기간은 줄어들 테고, 여성의 사회진출과 같은 원리로 인력자원을 훨씬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겠지. 신체조건상 전투에 적합한 인원은 남성에 비해 적겠지만, 요즘 군대가 전투만 하는 건 아니니까. 보급, 사무, 통신, 간호, 치안 등 똑같이 잘할 수 있는 분야를 여군이 맡는다면 전투 인원에 더 많은 병력을 돌릴 수 있으리라고 본다.
위의 효용은 평등 면에서는 역효과일 수도 있다. 다르게 보면 그나마 고생 덜하는 자리를 여군이 차지해서 남성 복무자들은 제일 고생하는 데로 내몰리는 현상이 될 수도 있으니까. 본인은 미복무자라 정확한 사정은 모르지만, 그게 맞다면 여자도 복무해야 한다는 남자들은 '소원을 조심하라. 이루어질지도 모르니까'라는 경구를 기억해야 할 거다. 달리 말하면 어차피 여자들이 복무해도 군인이자 복무한 시민으로 대등하게 인정하지 않을 남성도 많다는 거겠지.
그러나 인정받지 못한다 해도, 하든 안하든 욕먹는다 해도 여성 의무복역은 평등의 문제라고 본다. 효율의 문제이기도 하고, 또 근본적으로는 시민권의 문제기도 하다. 권리가 대등하다면 의무도 대등해야 한다. 가장 근본적인 해결은 모병제라고 생각하지만 그게 안 되는 이상 의무복역제에서 남자에게만 복역 의무가 있는 것은 분명한 불평등이다. 정책상 이런저런 이유가 있을 수는 있지만, 심지어는 현명한 정책적 선택일 수도 있지만 원칙으로 따지면 남녀차별인 것은 분명하지 않을까. 그게 여성 의무복역에 대한 내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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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lokasenna.pe.kr/blog/trackback/124- Tracked from Castle of Vampire 2009/03/07 20:25 ERASE
여성의 군복무 - 혹은 그에 준하는 사회봉사 제도 - 를 반대하는 이유.
여성의 의무복무을 주장하는 모든 논의의 시작은 "현역 입대 = 국방의 의무" 라는 시각에서 시작된다. 그 다음으로 나오는 것이 형평성의 문제이다. 현존하는 남성의 병역의무는 크게 다음과 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