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리 드레스덴 면상
마법이 실존하는 현대라는 대목에서 또 다른 해리(...)를 떠올리는 이도 많겠지만, 마법 세계를 주로 다룬 해리 포터 시리즈와 달리 드레스덴 파일은 현실 세계에 마법을 섞어넣은 느낌이 더 강하다. 초자연의 존재를 믿는 사람은 거의 없지만 뱀파이어가 고급 창녀집을 운영하고 웨어울프 갱이 돌아다니는 시카고의 모습이 꽤나 생생해서 재미있다.
마법의 존재를 믿지 않는 현대와 공존하는 초자연 세계의 풍부한 설정 때문에 나는 개인적으로 드레스덴 파일을 라이트 노벨로 꼽는다. 주인공이 마법사이면서 탐정이기에 각 소설 초반부에 사건이 벌어지면 주인공은 조사를 시작하는데, 그 과정에서 초자연 설정이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뱀파이어와 웨어울프의 종류라든지 마법의 계율, 요정들의 대립관계 등 시리즈의 세계를 만들어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이들 설정은 실화와 민담, 현대 판타지와 작가의 상상력을 잘 조합하고 있다.
드레스덴을 라이트 노벨로 꼽는 또 다른 이유는 풍부한 인물성 때문이다. 드레스덴과 그의 형사 친구 머피를 주축으로 해서 꽤 많은 인물이 고정적으로 혹은 반복적으로 등장하며, 하나하나 색채와 능력이 뚜렷해서 변화와 활약, 그리고 관계를 지켜보는 재미가 있다. 각자 강하지만 결코 완벽하지 않은 불완전성이 공감하기 쉬운 인물 군상은 최고의 재미거리 중 하나. 많은 경우 악역도 입체적이고 복합적이다.
라이트 노벨 성격이 강하면서도 어른도 충분히 재미있게 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등장인물들이 겪는 갈등과 어려움이 종종 복잡하고 현실적인 것이라서 그렇다. 경찰 내의 다툼, '먹이'에 대해 진심이 되어버린 뱀파이어의 애절한 사랑, 해리 드레스덴 자신의 불우한 연애내력, 마법을 통한 권력의 유혹, 무고한 사람을 구하려고 범죄자와 손을 잡는 도덕적 고민, 그리고 지긋지긋한 생계문제 등 어른도 공감할 수 있는 갈등의 요소가 산재해 있다.
마법의 존재를 믿지 않는 현대와 공존하는 초자연 세계의 풍부한 설정 때문에 나는 개인적으로 드레스덴 파일을 라이트 노벨로 꼽는다. 주인공이 마법사이면서 탐정이기에 각 소설 초반부에 사건이 벌어지면 주인공은 조사를 시작하는데, 그 과정에서 초자연 설정이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뱀파이어와 웨어울프의 종류라든지 마법의 계율, 요정들의 대립관계 등 시리즈의 세계를 만들어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이들 설정은 실화와 민담, 현대 판타지와 작가의 상상력을 잘 조합하고 있다.
드레스덴을 라이트 노벨로 꼽는 또 다른 이유는 풍부한 인물성 때문이다. 드레스덴과 그의 형사 친구 머피를 주축으로 해서 꽤 많은 인물이 고정적으로 혹은 반복적으로 등장하며, 하나하나 색채와 능력이 뚜렷해서 변화와 활약, 그리고 관계를 지켜보는 재미가 있다. 각자 강하지만 결코 완벽하지 않은 불완전성이 공감하기 쉬운 인물 군상은 최고의 재미거리 중 하나. 많은 경우 악역도 입체적이고 복합적이다.
라이트 노벨 성격이 강하면서도 어른도 충분히 재미있게 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등장인물들이 겪는 갈등과 어려움이 종종 복잡하고 현실적인 것이라서 그렇다. 경찰 내의 다툼, '먹이'에 대해 진심이 되어버린 뱀파이어의 애절한 사랑, 해리 드레스덴 자신의 불우한 연애내력, 마법을 통한 권력의 유혹, 무고한 사람을 구하려고 범죄자와 손을 잡는 도덕적 고민, 그리고 지긋지긋한 생계문제 등 어른도 공감할 수 있는 갈등의 요소가 산재해 있다.
그렇다고 해서 허구헌날 땅을 파고드는 이야기는 아니어서, 심각한 고민에다가 유머와 액션을 섞는 부처의 글솜씨도 볼만하다. 삶 자체가 아무리 어두운 순간에도 우스운 일이 있는데, 소설이라고 끝없이 어둡기만 하면 와닿을 리 없다는 게 내 지론이다. 그런 의미에서 부처의 재치있는 문체와 대사는 꽤 마음에 들었다. 활극 묘사도 실감이 나고 (나중 권을 보면 무기와 무술에 대해 많이 조사한 티가 난다), 추리소설에서 가장 중요한 구성 역시 치밀하며, 권을 거듭하면서 점점 서사의 규모가 커지고 이야기가 깊어진다. 이렇듯 다채롭게 잘 쓴 글이 드레스덴 파일을 끌어가는 동력이다.
꽤 괜찮은 작품이지만 아직 번역 출간되지 않은 것이 나름 이해가 가는 것이, 보편적인 재미도 물론 있지만 드레스덴 파일은 상당히 미국 냄새가 짙은 작품이기도 하다. 집세 못 내서 전전긍긍하고, 버려진 창고나 후미진 뒷골목에서 주먹질이나 총격전을 벌이고, 뻣뻣한 경찰과 신경전을 벌이고, 유사시에는 고물차를 몰고 급히 탈출하는 등 옛날 펄프 탐정물의 전형이 많이 보인다. 드레스덴 주변에 왠지 미녀가 많이 나타나고, 그녀들이 몰고오는 사건 때문에 주인공이 죽을 고생하는 모습에 향수어린 쓴웃음을 짓지 못한다면 이 시리즈의, 특히 시리즈 초반의 재미는 좀 줄어들 것이다. (점점 이야기가 심각해지면서 장르 전형 패러디가 많이 적어지기는 한다.)
물론 어떤 작품이든 문화의 영향은 받지만, 드레스덴 파일은 해리 포터처럼 비상식적으로 많이 팔린 책도 아니고 딱히 아동이나 청소년 독자를 기대할 수도 없다 보니, 특히 불황기를 겪는 한 국내 출간은 한동안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다. 한 마디로 드레스덴 파일은 어느 정도 고정적인 장르물 독자층, 그것도 성인 독자층을 기대할 수 있는 시장에 나올 만한 작품이 아닌가 한다.
그래도 미국인들, 정확히는 미국 기크 (Geek) 구미에 맞을 만한 작품이기는 해서 그 인기를 증명하듯 Scifi Channel에서 TV 시리즈가 나오기도 했는데, 이건 개인적으로 추천하지 않는다. 그냥 무난하긴 한데 원작의 재미를 살리기에는 많이 떨어진다. 정말로 괜찮게 만들려고 했으면 많은 재해석과 고민을 거쳤어야 할 텐데 그런 노력이 보이지 않고 원작의 겉모습만 적당히 따온 느낌. 원작의 분위기나 깊이는 전혀 없지만 내가 너무 까다로워서 그럴 수도 있고, 보려는 사람 도시락 싸갖고 다니며 말릴 정도는 아니다.
원작인 드레스덴 파일에도 마음에 안 드는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글에는 가끔 1인칭 시점을 잘 활용하지 못하는 등의 허점이 보이기도 한다. 애당초 1인칭은 좀 다루기 어려운 시점이기도 한데 그걸로 수 권이나 소설을 써제끼려니 어렵기도 할 것이다. 한편, 특히 최근에 이야기가 심각해지면서 9권에서 해리와 타락천사의 대화에서처럼 가끔 글이 설교조로 가는 것 같아서 좀 마음에 안 든다. 하지만 어차피 완벽한 책이란 없고, 흠이 있어도 전체적으로 우수한 시리즈라고 생각한다.
결론적으로 잘 쓴 대중소설이자 성인이 볼만한 모던 판타지를 보고 싶다면 드레스덴 파일은 권할 만한 작품이다. 탐정물도 좋아한다면 더욱 그렇다. 예상을 깨고 국내에 나올 수도 있고, 크게 어렵지 않은 문체이니 원어로 읽을만도 하다. 해리라는 이름의 고아 마법사 얘기는 지겨워서 못 보겠다는 게 아니라면 한 번쯤 집어들고 설정과 인물, 정교한 구성의 재미에 빠져볼만 하다. 어른을 위한 미국식 라이트 노벨, 드레스덴 파일의 세계로.
꽤 괜찮은 작품이지만 아직 번역 출간되지 않은 것이 나름 이해가 가는 것이, 보편적인 재미도 물론 있지만 드레스덴 파일은 상당히 미국 냄새가 짙은 작품이기도 하다. 집세 못 내서 전전긍긍하고, 버려진 창고나 후미진 뒷골목에서 주먹질이나 총격전을 벌이고, 뻣뻣한 경찰과 신경전을 벌이고, 유사시에는 고물차를 몰고 급히 탈출하는 등 옛날 펄프 탐정물의 전형이 많이 보인다. 드레스덴 주변에 왠지 미녀가 많이 나타나고, 그녀들이 몰고오는 사건 때문에 주인공이 죽을 고생하는 모습에 향수어린 쓴웃음을 짓지 못한다면 이 시리즈의, 특히 시리즈 초반의 재미는 좀 줄어들 것이다. (점점 이야기가 심각해지면서 장르 전형 패러디가 많이 적어지기는 한다.)

TV로 간 해리. 뒤에 머피는 왜저리 음침한지.
그래도 미국인들, 정확히는 미국 기크 (Geek) 구미에 맞을 만한 작품이기는 해서 그 인기를 증명하듯 Scifi Channel에서 TV 시리즈가 나오기도 했는데, 이건 개인적으로 추천하지 않는다. 그냥 무난하긴 한데 원작의 재미를 살리기에는 많이 떨어진다. 정말로 괜찮게 만들려고 했으면 많은 재해석과 고민을 거쳤어야 할 텐데 그런 노력이 보이지 않고 원작의 겉모습만 적당히 따온 느낌. 원작의 분위기나 깊이는 전혀 없지만 내가 너무 까다로워서 그럴 수도 있고, 보려는 사람 도시락 싸갖고 다니며 말릴 정도는 아니다.
원작인 드레스덴 파일에도 마음에 안 드는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글에는 가끔 1인칭 시점을 잘 활용하지 못하는 등의 허점이 보이기도 한다. 애당초 1인칭은 좀 다루기 어려운 시점이기도 한데 그걸로 수 권이나 소설을 써제끼려니 어렵기도 할 것이다. 한편, 특히 최근에 이야기가 심각해지면서 9권에서 해리와 타락천사의 대화에서처럼 가끔 글이 설교조로 가는 것 같아서 좀 마음에 안 든다. 하지만 어차피 완벽한 책이란 없고, 흠이 있어도 전체적으로 우수한 시리즈라고 생각한다.
결론적으로 잘 쓴 대중소설이자 성인이 볼만한 모던 판타지를 보고 싶다면 드레스덴 파일은 권할 만한 작품이다. 탐정물도 좋아한다면 더욱 그렇다. 예상을 깨고 국내에 나올 수도 있고, 크게 어렵지 않은 문체이니 원어로 읽을만도 하다. 해리라는 이름의 고아 마법사 얘기는 지겨워서 못 보겠다는 게 아니라면 한 번쯤 집어들고 설정과 인물, 정교한 구성의 재미에 빠져볼만 하다. 어른을 위한 미국식 라이트 노벨, 드레스덴 파일의 세계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