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의 모교이기도 한 서울에 있는 한 대학이 국제적 이미지를 강조한 광고 캠페인을 하는 듯, 캠퍼스와 신문 지면에서 이런저런 광고를 보았다.※
그 중 하나는 '일류가 일류를 만나다'라는 카피와 함께 한국인 여학생과 외국인 남자 교수가 서로 마주보고 있었다. 또 하나는 한국인 여학생과 외국 여학생이 함께 서있는 광고였다고 기억하는데, 카피는 기억나지 않는다. 그리고 방금 일간지에서 본 전면광고는 '세계와 동행하다'라는 카피와 함께 한국인 여학생 양옆에 두 명의 외국 여학생이 함께 서있다.
제목을 보았다면 필자의 불만이 무엇인지 짐작이 갈 것이다. 앞의 문단에서 묘사한 광고에 나온 외국인은 전부 백인이다. 물론 전부 모델이 아닌 실제 교수나 학생인 캠페인이기에, 이 대학에는 외국인 교수나 학생이 모두 백인이라면 할말은 없다.
문제는 이 대학의 캠퍼스에 얼마간이라도 지낸 사람이라면 학내 외국인은 백인만이 아니라는 것은 쉽게 알 수 있다는 점이다. 이 대학에는 필자가 직접 겪은 학생만 해도 남아프리카 공화국 학생, 터키 학생, 중국 학생, 싱가포르 학생, 베트남 학생, 말레이시아 학생도 있으며, 이들 유색 인종 학생은 교내에서 쉽게 볼 수 있다. 그런 다양성은 필자가 모교를 자랑스럽게 여기는 많은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실정이 이런데 광고에는 미국 백인만 나오는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다. 특정 프로그램 참가자만이 대상이라거나, 카메라 테스트 후에 고른 사람들이라거나. 하지만 이 학교가 한국인과 백인만 다니는 학교가 아닌 이상 광고가 학교의 실제 모습을 반영하지 못하며, 소외감을 낳을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은 변함없다. 히잡을 쓴 여학생, 피부가 검은 남학생도 학교 가족인데 그들을 학교 광고에서 볼 날은 언제일까?
※ 필자가 이 학교의 모든 광고를 점검해본 것은 아니므로 광고가 필자가 본 것보다는 다양성을 잘 살렸을 수 있다. 그저 필자가 본 광고에 외국인이 나오면 전원 백인인 것이 눈에 거슬린, 제한적이고 개인적인 경험에서 나온 글임을 밝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