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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2/03 꿀벌의 지피지기, 무사개미 여왕의 최후 (2)
  2. 2009/06/11 민들레 바람되어 (2)


꿀벌의 지피지기, 무사개미 여왕의 최후

2010/02/03 13:23  로키 TAG , ,
출근 전에 본 NatGeo Wild의 모 프로그램이 꽤나 인상깊었다.

벌과 개미, 흰개미 등 '왕국'을 이루어 살아가는 군집곤충의 치열한 생존기를 그린 프로그램이었는데...

기억에 남은 대목 하나는 일본 장수말벌의 약탈에 대한 일본 토종꿀벌의 항전이었다.

장수말벌은 유충을 먹이려고 다른 벌집에서 신선한 고기를 사냥해 가는데,

척후가 와서 벌집의 위치를 확인해간 후 말벌들이 여러 마리 날아와 벌집을 초토화시킨다.

장수말벌은 크기가 꿀벌의 5배에 달하고, 잡아뜯어 다리를 절단할 수 있는 턱의 위력은 비할 데 없다.

꿀벌 한 천 마리가 달려들어서 다굴전법으로 말벌 한 마리쯤 잡을 수는 있지만,

여러 마리가 오면 그 벌집은 끝이다. 죽은 꿀벌이 뒹구는 폐허가 된다. (여기서 가져온 비디오)



서양꿀벌은 장수말벌을 겪어보지 못했기에 정면으로 싸우다 장렬하게 죽지만...

반면 장수말벌과 함께 진화해온 일본 토종꿀벌은 강한 적에 대항한 생존방식이 생겼다.

장수말벌 척후가 토종꿀벌 벌집을 찾아내면 무조걱 척후를 죽여야 한다.

토종꿀벌은 이때 말벌을 벌집 안으로 유인한다.

그리고 나서는 그야말로 벌떼처럼 덤벼든다. 하지만 침이나 턱을 사용하지는 않는다.

대신 거대한 몸집의 말벌을 몸으로 덮듯 하며 배를 마구 비벼댄다.

목표는 찢고 찌르는 살육게임에 이기는 것이 아니라, 마찰로 온도를 높이는 것이다.

장수말벌은 46도까지 견딜 수 있지만, 토종꿀벌은 50도까지 견딜 수 있다.

열공격 작전으로 47도가 되자 말벌 척후는 속절없이 죽어버린다.

당연히 토종꿀벌도 그 와중에 강력한 공격에 당해 꽤 죽지만, 벌집 자체는 무사하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라던가. 꿀벌이 말벌과 싸워서 이기기는 어렵지만,

치사온도의 차이를 :이용해 훨씬 강한 적에게서 벌집을 지켜내는 모습에는 전율마저 일었다.

또 재밌었던 것이라면 무사개미 여왕의 찬탈 과정인데...

무사개미는 검색해보면 알겠지만 일벌이 없이 다른 개미 유충을 납치해와 노예로 키우는 호전적인 종이다

(이 노예화도 프로그램에서 다룬 이야기 중 하나였다.)

마찬가지로 무사개미는 여왕개미가 개국하는 과정도 꽤나 폭력적이다.

교미비행을 마친 젊은 여왕개미는 지키는 개미들을 페로몬으로 속이고 개미집으로 숨어든다.

그리고 여왕개미에게 접근한 그녀는 가열차게 달려들어 필사적인 전투를 벌인다.

원래 여왕개미를 암살한 젊은 여왕개미는 죽은 여왕의 피를 마시고 온몸을 피로 축인다.

그리고 원래 여왕개미의 냄새를 이용해 자신이 그 자리를 차지한다.

교미비행을 마친 뱃속에는 새로운 왕국을 이룰 알이 가득한 채...

옆에서 여왕이 죽어가는데 시종개미들은 찬탈자를 자기들의 여왕으로 알고 시중드는 모습이란.

인생무상, 아니 개미니까 의생무상 (蟻生無常)인가.

얼마전에 선덕여왕을 봐서 그런가, 여성끼리의 투쟁이나 세대교체 같은 모티프도 겹쳐서 꽤나 재미있었다.

죽어가는 여왕에게는 뭔가 연극 같은 최후가 있어야 할 것 같은 비장한 장면이기도 했고.
의교 (毅嬌/蟻蟜): 늙은 여왕
소천 (蘇穿/翛巛): 젊은 여왕

(소천과 무사들, 의교의 무사들을 죽이며 들어와 옥좌 앞을 포위한다.)
의교: (일어서며 그들을 마주보며) 어찌 이곳에 들어오느냐!
소천: (무사들이 주춤 물러서는 동안 의교를 올려다본다)
소천: 이제 그만 그 자리에서 내려오셔야겠습니다, 마마.
의교: 이 무엄한... 썩 이곳에서 나가거라!
(무사들은 다시 주춤하며 차마 다가서지 못한다)
소천: (부드럽게) 치십시오.
(아무도 움직이지 않는다)
소천: 의혈국 (蟻穴國)의 여왕폐하를 찌른 칼이 누구의 칼이었는지는 아무도 기억하지 않습니다.
소천: 그 칼을 찌른 이는 나의 손이니, 소천이 결의하고 소천이 행한 일에 누가 소천의 손과 소천의 칼을 탓하겠습니까?
소천: (갑자기 언성을 높이며) 주인이 결의하였는데 어찌 손발이 망설인다는 말입니까!
의교: 아무도 없느냐! 아무도!
(무사가 나서서 의교를 찌른다. 의교, 쓰러지며 옥좌에 도로 앉는다)
의교: 그래.... 아무도...
(무사는 칼을 빼고 물러나 소천에게 인사한다. 소천, 의교를 응시한다.)
의교: 너 또한 이 자리에 앉을 것이며... 너 또한 이 자리를 지키다 죽을 것이다.
의교: 그날이 오거든 나를 기억하거라.
(소천, 등을 돌려 나가고 무사들이 뒤를 따른다. 밖에서는 여왕을 부르는 환호가 들려온다.)
의교: 여왕은 죽지 않는다...
군중: 여왕폐하 만세! 만세!
의교: 여왕이 죽었으니...
군중: 만수무강하소서!
(의교, 고개를 떨군다. 무대 어두워진다.)
프로그램 마지막 나레이션마냥, The queen is dead. Long live the queen! 낄낄.
2010/02/03 13:23 2010/02/03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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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고냥마님
    2010/02/08 16:52 PERMALINK EDIT/ERASE REPLY

    아아 비장해 비장해~ 갑자기 개미가 달리 보이려고 함ㅋ

    • 로키
      2010/02/08 21:22 PERMALINK EDIT/ERASE

      맞아 함부로 밟아죽이면 안 될 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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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 바람되어

2009/06/11 00:25  로키 TAG
오늘은 고딩과 대학 동문인 K와 같이 대학로에서 옷도 사고, 밥도 먹고, 연극도 봤다. 옷은 싼맛에 괜찮게 샀고, 극장 근처여서 편한 맛에 먹은 오므라이스는 가격에 비해 효용은 살짝 낮았던 것 같고, 연극은 아주 재밌게 봤다. 사람의, 부부의 지긋지긋하고 애틋한 인연에 대해 생각하면서 눈물도 좀 훔쳤고, 조재현의 연기도 참 좋았다. 그러면서도 마냥 땅에 파고드는 얘기는 아니고, 특히 가끔 툭툭 던지는 노부부의 대사에는 많이 웃었다. 좋은 연극 보여줘서 고맙네 김가! 언제 또 재밌는 시간 보내자.
2009/06/11 00:25 2009/06/11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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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6/12 01:56 PERMALINK EDIT/ERASE REPLY

    응 나도 쇼핑에 업되서 조금 빡빡하게 시간을 보냈던 것 같아 미안했지만 즐거웠어. 나도 조재현 연기가 입체감있게 다가오더라구.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 부부 보면서 부럽다 생각했는데,, 정말 부부도 점점 만들어지는 거다 싶은거야. 원래부터 자연스럽게 그랬던 게 아니라,, 타로카드도 재미있었고. 내가 좀 욕심이 많나 싶은 생각도 들고. 선택을 잘하자.는 그런 교훈도 얻구. 담에 또 연락할게 주말 잘 보내~

    • 로키
      2009/06/15 16:42 PERMALINK EDIT/ERASE

      그때 산 옷 데이트에도 입고 나가고 요긴했음! 덕분에 재밌는 시간 보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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