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부터
벼르던 우분투 (Ubuntu)를 듀얼 부팅으로 깔았다. 비스타는 인터넷 뱅킹용이라든지 하는 용도로 남겨놓았지만, 주력 OS는 우분투 쪽이 될 예정. 물론 윈도우 프로그램 작동의 한계는 있고 배울 것이 많기는 하지만,
난 M$의 손아귀에서 벗어난 것만으로도 좋아 같은 사양에서는 비스타보다 훨씬 빠르고 깔끔하다.
비록 리눅스 계열 중 가장 일반 사용자에게 쉽게 되어 있다는 우분투이지만 리눅스를 모르는 사람으로서는 선뜻 손이 가지 않을 것도 같다. 내가 그랬으니까. 그래서 우분투를 받아 설치하고 설정하는 방법을 단계별로 소개해 본다.
1. 우분투를 받는다
일단 CD를 구울 ISO 이미지가 필요하다. 우분투도 여러 변형이 있어서, 그놈 (GNOME) 인터페이스를 사용하는 우분투, KDE를 사용하는 변형인 쿠분투 (Kubuntu), 초중등 교육용 에듀분투 (Edubuntu), 서버 주분투 (Xubuntu) 등이 있지만, 개인 용도로 사용할 데스크탑이라면
우분투 아니면
쿠분투일 것이다. 원하는 쪽을 받는다. 필자는 기본형인 우분투만 설치하고 써보았으므로 우분투를 기준으로 설명하기로 한다. 인터넷 연결이 느린 사람은 CD를 구매하거나 무료로 보내달라고 할 수도 있는 모양이다.
(참고로 우분투를 국내 미러에서 받을 때 다음 서버는 추천하지 않는다. 다른 원인이었을지 모르지만 다음에서 받았을 때 파일에 결함이 있어서 나중에 다른 미러에서 다시 받아야 했다. 지금쯤은 시정했을지도 모르지만.)
2. CD를 굽는다
ISO 이미지를 다 받았으면 CD를 넣고 굽는다. 물론 ISO를 데이터 CD의 파일로 넣어버리면 곤란하고, 이미지를 그대로 CD로 굽는 것이다. 왠만한 컴퓨터에 CD 굽는 프로그램은 다 있을 것이다. 파일을 더블클릭하거나, 오른쪽 클릭해서 굽거나, 굽는 프로그램을 열어서 이미지를 열고 굽거나. 어쨌든 구우면 된다.(...)
3. CD를 돌리고 부팅
다 구운 CD가 튀어나오면 꺼내서 고이 간직하거나, 당장 설치할 생각이라면 도로 집어넣고 돌린다. 언제나 뭔가 잘못될 가능성은 있으니 백업은 필수. CD 메뉴가 나오면 라이브 CD로 부팅하기를 선택하면 된다.
3.1. CD로 부팅이 되지 않을 때
부팅 순서에 따라서는 재부팅을 했을 때 CD가 아니라 그냥 원래대로 하드디스크로 부팅하기도 한다. 이럴 때는 컴퓨터를 다시 시작한 후, 일단 꺼졌던 컴퓨터가 도로 살아나면서 삑- 소리를 낸 직후에 키를 눌러서 설정을 바꿔주면 된다. 셋업으로 들어가는 글쇠는 F10, Del, Esc 등 컴퓨터마다 다르므로 부팅할 때 나오는 문구를 참조한다.
셋업으로 들어가서 Boot Order를 보고 CD 부팅이 하드디스크 부팅보다 순서가 먼저인지 확인한다. 하드디스크가 먼저라면 CD가 더 위로 오도록 바꿔주면 된다. (필자의 컴퓨터에서는 F5, F6 키를 이용해 부팅 선택지를 위아래로 이동한다.) 저장하고 나가면 컴퓨터가 다시 시작하고, 이제는 우분투 CD로 부팅이 될 것이다.
부팅 순서가 문제가 아니라면 우분투 설치CD의 선택사항 중에 마지막 옵션, Help me boot from CD를 선택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 필자는 그 선택지는 안해봐서 모르겠다.
4. 우분투 둘러보고 설치하기
CD로 부팅이 되었으면 우분투 OS를 살펴볼 수 있다. 가장 우선적인 것은 인터넷이 되는 것이다. 업데이트도 깔아야 하고 검색해볼 것도 많으므로 인터넷은 필수. 우분투는 무선 인터넷 접속이 어려운 편이므로 에더넷 연결이 가능하다면 유선으로 연결하고 시작할 것을 권한다. (이쪽은 무선 인터넷 신호가 약한 관계로 이 환경에서는 안해봐서 나중에 해본다면 설명을 올리겠다.)
좀 둘러보고 쓸만하다 싶으면 바로 설치를 시작할 수 있다. 바탕화면의 CD를 더블클릭해서 언어와 글쇠 배열, 지역 설정, 아이디, 비밀번호 등 단계별로 따라가면 된다. (한국인에게 일반적인 설정이라면 언어는 한국어, 기본 배열은 미국 영문이겠다. 필자처럼 드보락 치는 사람은 드보락.) 필자처럼 드라이브 파티션을 잡아서 듀얼 부팅으로 설치할 수도 있고, 기존 OS를 밀고 우분투만 설치할 수도 있고, 기존 OS 내에서 우분투를 돌릴 수도 있다 (상대적으로 느리겠지만).
설치는 30분 정도면 될 것이다. 설치가 다 되고 컴퓨터를 다시 시작하라고 하면 다시 시작한다.
5. 업데이트 설치
컴퓨터를 다시 시작해서 조금 전에 설정한 아이디와 비밀번호로 접속한다. 상단의 메뉴 중 시스템 -> 관리 -> 업데이트 관리자를 선택해서 업데이트를 검색하고 설치한다. (처음에는 자동으로 했던 것 같기도 하다. 처음 설치한 상태에서 필자가 그런 정신머리가 있었을 것 같지 않으니.) 다 되면 시스템이 최신 상태라는 메시지가 뜰 것이다. 편리한 업데이트와 설치는 우분투의 장점 중 하나.
6. 한글 입력과 글쇠 변환 설정
이제 급한 것은 한글을 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한글 입력기에는 크게 두 가지 선택사항이 있다. 첫 번째는 기본 입력기인 스킴 (SCIM), 두 번째는
나비이다. 우분투 7.10 당시에는 스킴에 버그가 있어서 나비가 좋다는 얘기가 있었는데, 현재 판본인 8.10은 어떤지 모르겠다. (단, 필자처럼 기본 자판이 드보락이면 스킴 한글 배열에 심각한 오류가 나서 도저히 사용할 수가 없으므로 닥나비.) 스킴과 나비 설정 방법을 차례대로 설명하겠다.
6.1. SCIM
6.1.1. 한글 SCIM 설치스킴은 한글 스킴이 없다면 받아야 한다. 방법은 우분투의 프로그램 설치 관리자인 꾸러미 관리자를 이용하는 방법과 리눅스의 영원한 고향인 터미널을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꾸러미 관리자로 하려면 시스템 -> 관리 -> 시냅틱 꾸러미 관리자를 선택한 다음 비번을 입력하고, 시냅틱이 나오면 검색창에서 SCIM-hangul을 검색한다. 설치 상자에 표시가 되어있지 않다면 (즉, 스크린샷과 다르다면) 설치하지 않은 것이므로 왼쪽 박스에 클릭해서 설치 표시하기를 선택한다. 그러면 위 메뉴에 '적용' 버튼이 활성 상태가 될 것이다. '적용'을 누르면 설치가 된다.

시냅틱 꾸러미 관리자
우분투도 리눅스인데 마냥 GUI로 하기는 쪽팔린다는 분은 터미널로 설치할 수 있다. 프로그램 -> 보조 프로그램 -> 터미널을 선택해서 프롬트가 뜨면 다음과 같이 입력하면 된다.
sudo apt-get install scim-hangul
엔터를 치면 역시 비밀번호를 치라고 하고, 그 다음에는 알아서 설치해준다.
6.1.2. 한글 SCIM 설정시스템 -> 기본 설정 -> SCIM 입력기 설정으로 들어가서 프론트 엔드 밑에 전체 설정에서 각종 단축글쇠 설정을 할 수 있다. 솔직히 너무 많아서 뭐가 뭔지 잘 모르겠는데, 난 그냥 내가 익숙한 전환 조합인 Shift+space로 도배해버렸다. 단축키를 바꾸려면 원하는 키 오른쪽의 ... 버튼을 누르면 설정창이 나온다.
단축키 입력창이 나오면 다시 ... 버튼을 클릭하고 명령키 (Ctrl, Alt, Shift) 등과 같이 사용할 글쇠 (space, right 등)를 그냥 누른다. 그러면 입력이 된다. 다음은 명령키를 선택하면 조합이 된다. 예를 들어 ...를 누르고 스페이스를 친 다음에 아래 체크박스에서 Shift를 선택하면 Shift+Space 조합이 생긴다. 놓음까지 선택하면 글쇠를 놓았을 때 전화이 된다. 조합이 되었으면 더하기 버튼으로 추가한다. 아래 그림의 1, 2, 3 순서대로 하면 되는 셈이다. 마음에 안 드는 조합은 선택한 다음에 지우기 버튼으로 지우면 된다.
그 외에 프론트엔드 밑에 있는 입력기 엔진 설정으로 들어가 어떤 자판 배열을 사용하고 사용하지 않을지, 한글과 한자 설정을 어떻게 할지 등을 정할 수 있다.
SCIM 설정을 변경했으면 스킴을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나온다. 오른쪽 위 메뉴에서 키보드 아이콘을 우클릭하면 설정을 다시 불러올 수 있다. 그렇게 해도 반영이 안 된다면 맨 오른쪽 위 버튼이나 시스템 메뉴를 통해 로그아웃했다가 들어온다.
6.2. 나비
6.2.1. 나비로 전환하기나비도 기본적으로 우분투에 같이 나온다. 혹시 없다면 위 6.1.1에서처럼 꾸러미 관리자에서 nabi를 겅색하여 설치하거나 터미널에서
sudo apt-get install nabi를 하면 된다.
SCIM과 달리 기본 설정은 아니므로 스킴 대신 나비를 입력기로 사용하려면 변경을 해줘야 한다. 프로그램 -> 보조 프로그램 -> 터미널에 들어가서 다음과 같이 입력한다.
im-switch -c
띄어쓰기에 유념하도록. im-switch는 사이에 띄움이 없고, 다음 -c 전에는 한 칸 뗀다. 나비의 번호 (스샷에서는 4)를 치고 엔터를 쳐준 다음에, 오른쪽 위 구석 메뉴나 시스템 메뉴로 로그아웃했다가 들어오면 스킴 대신 나비를 사용하고 있을 것이다.
6.2.2. 나비 설정하기화면 오른쪽 위 메뉴에 키보드 아이콘 대신 생긴 네모난 버튼을 우클릭하면 나비의 기본 설정 메뉴가 나온다. 나비 설정은 스킴보다 한결 간단하다. 자판 탭에서 영문과 한글 자판을 잡아주고, 한글, 한자 탭에서 각각 한영 전환키와 한자 전환 등 설정을 해주면 된다. 전환키 설정도 '더하기'를 누른 후 원하는 조합을 치면 되는 간소한 형태다.
설정이 모두 되었으면 닫고 나온다. 설정을 반영하려면 로그아웃했다가 재접속해야 했던 것 같다.
7. 끝, 혹은 시작이상과 같이 하면 한글도 칠 수 있는, 일단 모양을 갖춘 OS가 된다. 별로 어려운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정보가 한 군데에 잘 모여있지 않았을 뿐이지. 이렇게 단계별로 설명한 것이 우분투로 갈아탈까 생각하는 다른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물론 앞으로도 갈 길은 멀다. 익숙하지 않은 터미널 명령어를 가지고 씨름한다거나, 원하는 해결책을 찾아 온갖 게시판을 뒤진다거나, 리눅스에서도 돌릴 수 있는 프로그램 찾아 삼만리가 되는 일이 없다고는 말 못한다. (먼산) 물론 메신저에는 피진, 그래픽 편집에는 김프 등 좋은 프로그램이 이미 많기는 하지만, 게임이라도 하고 싶어지면 나도 윈도우 듀얼 부팅에 감사하게 되겠지.
그래도 우분투는 그만한 가치가 있는 훌륭한 OS라고 생각한다. 소프트웨어의 자유로운 공유와 활용이라는 철학부터가 마음에 들고, 전세계 사용자의 비공식적 지원도 괜찮고, 기술적으로도 뛰어나다. 가장 떨어지는 것은 사용자 편의성인데, 그마저도 윈도우 앞에서 좌절한 수많은 시간과 비교해보면 윈도우보다 못하다고 하기는 어렵다. 윈도우의 불편은 익숙하다면, 우분투의 불편은 생소한 차이가 아닐까.
무엇보다 우분투에 들인 노력은 윈도우 때와는 달리 뿌듯한 데가 있다. 돈을 내지 않으니까 나의 불편이 누군가의 수익이 된다는 분한 마음이 없어서기도 하겠고, 이것저것 배우면서 컴퓨터의 진짜 주인이 된다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들인 노력만큼, 그리고 아는 만큼 인간과 도구의 관계는 가까워지는 것일 테니까.